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, 오세훈 서울시장, 김동연 경기지사, 유정복 인천시장은 22일 서울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합동 기자설명회를 열어 4개 카드를 소개하고 앞으로 통합을 추진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확인했다. 하지만 당분간 교통할인카드의 춘추전국시대가 불가피하다. 각 소비자의 상황에 따라 어떤 카드를 고르는 게 가장 유리할지 따져봤다.
활동 반경이 서울 시내로 한정된 서울시민이라면 서울 지하철, 시내버스를 무제한으로 탈 수 있는 월 6만2000원짜리 정기권 ‘기후동행카드’를 사는 게 좋다. 날씨가 풀리는 봄·여름에는 월 3000원을 추가하면 따릉이 자전거도 무제한으로 탈 수 있다. 버스는 월 42회, 지하철은 월 45회 이상 사용하면 교통비를 절감할 수 있다. 청년층(19~34세)은 올 상반기 중 출시될 예정인 5만8000원짜리 기후동행카드로 교통비 부담을 추가로 덜게 된다. 다만 신분당선은 요금 체계가 달라 기후동행카드를 사용할 수 없다. 다른 시·도 면허 버스와 광역버스에도 적용되지 않는다.
이 때문에 경기 판교 등 수도권으로 통근하는 서울시민이라면 기후동행카드 대신 오는 5월에 나오는 K패스를 활용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. K패스는 월 15~60회 탑승 횟수 내에서 월 교통비의 20%를 환급해준다. 전국 광역버스, 신분당선, 수도권광역급행철도(GTX)가 지원 범위에 있다. 직장인 A씨가 지하철 신분당선을 월 40회 이용해 출퇴근하면 교통비로 10만원을 지출해야 하는데, K패스를 활용하면 2만원을 절약하게 된다. 청년층(19~34세)은 30%, 저소득층은 53%를 돌려받는다.
다만 경기도민과 인천시민은 K패스 기본 혜택보다 더 많은 혜택을 주는 더경기패스와 인천 I-패스를 발급받을 수 있다. 두 패스 모두 기본적인 K패스와 달리 이용 횟수 제한이 없다. 청년 범위도 만 39세까지로 더 넓다.
B씨가 더경기패스를 이용해 같은 경로로 출퇴근한다고 했을 때 월 9만7500원(1500원×65회)의 30%인 2만9250원을 환급받을 수 있다. K패스로 이동했을 때보다 1만원가량을 더 아끼게 된다. 경기와 인천은 지원 대상 연령층을 어린이와 청소년(6~18세)까지 확대할 예정이다. 인천은 3개 지자체 중 유일하게 65세 이상 어르신들의 환급률을 올 상반기 중 20%에서 30%로 늘리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.
국토부와 지자체들은 장기적으로 할인카드를 하나로 통합해야 한다는 취지엔 공감하고 있다. 다만 서울·인천이 통합에 적극적인 데 비해 경기는 다소 미온적이다.
최해련/오유림 기자 haeryon@hankyung.com
관련뉴스